▲ 지난 5월 도비와 군비를 투입해 외벽 도장을 마무리한 부안공용버스터미널의 모습. 하지만 군민들은 부안공용버스터미널이 전국에서 가장 낙후된 터미널이라며 과감한 이전과 리모델링이 필요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부안군이 지난 5월 4천만원의 돈을 들여 칼라강판 공사를 하고 있는 모습. 하지만 군민들은 근본적인공용버스터미널 개선에는 매우 미흡하다며 불만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전국에서 가장 낙후된 터미널” 불명예 뒤집어 쓴 지 오래

군은 ‘행정의 한계’ 핑계만…공청회 열어 주민의견 수렴해야

부안군 공용버스터미널의 개선을 요구하는 여론이 높다.

지난 5월 4,000만원(군비 1,800만원, 도비 1,400만원, 사업자부담 800만원)의 돈을 들여 지붕 개보수와 벽면 도색, CC TV 설치 등 여객자동차터미널 정비사업을 펼쳤으나 근본적인 해결책에는 미흡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부안공용버스터미널이 새롭게 탈바꿈하는 데 발목을 잡는 것은 사업운영권이 사실상 개인에게 있다는 점이다. 부안공용버스터미널의 운영권은 터미널사업이 시작된 지난 1974년부터 법인사업자에게 귀속돼 있다. 부안군은 법인사업자 대표가 운영하고 있는 공용버스터미널을 군 예산을 들여 개선사업에 투자하는 것에 난색을 보인다.

군 건설교통과 관계자는 18일 “공용버스터미널의 현대화사업에는 적지 않은 예산이 필요한데 터미널 운영권을 법인사업자가 소유하고 있어 규정상 군비를 투자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지금으로서는 현대화사업 추진이 사실상 불가능하다”라고 말했다.

부안군에 따르면 이곳 공용버스터미널은 휴가철인 7월~8월 최대 하루 1,100여 명이 이용하고 있다. 평소에도 공용버스터미널을 찾는 서민들의 발길은 이어지고 있다. 이용자수가 감소하고 있지만 지역주민들과 외지 관광객들이 꾸준히 찾는 부안의 관문임을 부인할 수 없는 것이다.

주민들은 공용버스터미널이 단순히 버스를 타고 내리는 터미널의 기능만이 아닌, 문화서비스 공간으로 새롭게 거듭나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1층과 2층으로 분리된 현재의 건물구조를 전면 개선하여 복합문화공간의 새 건물로 리모델링 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주민 박 모(55. 부안읍 봉덕리)씨는 “부안의 공용터미널이 전국에서 가장 낙후된 터미널이라는데 많은 군민들이 공감할 것”이라며 “지금의 건물을 헐고 완전히 새롭게 짓는 방안을 군이 적극 검토해야만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1주일에 3차례 이상 공용터미널을 이용한다는 이정숙(57. 동진면)씨도 “공용터미널이 부안의 얼굴인데 수십 년 동안 엉망인 채로 방치하고 있어 안타깝다. 전주와 정읍 등 다른 시군은 깔끔하게 리모델링 해서 쾌적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데 부안군 행정은 도대체 무엇을 하고 있는 건지 한심스럽다”고 불만을 전했다.

이처럼 주민들의 불만이 거세지면서 최근에는 공용터미널을 아예 이전해야한다는 주장이 새롭게 제기되고 있다. 30년째 부안읍에 살고 있는 정 모(62)씨는 “지금의 공용터미널 위치는 부안의 미래 발전을 위해 적합하지 않은 곳”이라며 “큰 시각을 갖고 부안 발전을 견인할 수 있는 터미널이전사업을 적극적으로 공론화 할 필요가 있다”고 입장을 밝혔다. 정 씨는 터미널 이전 장소로 부안드림병원과 오페라 모텔 사이의 부지와 행안면 소재 군부대인 부안 1대대 주변을 손꼽기도 했다.

결국 43년째 답보상태에 있는 부안공용터미널에 대해 군민들은 대폭적인 리모델링과 부지이전사업을 요구하고 있는 상황이다. 부안군도 사업운영권 등 행정의 한계적인 입장만을 되풀이하지 말고 지역주민공청회 등 의견을 수렴하는 작업에 하루빨리 착수해야만 할 것이다.

서주원  jbk111@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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