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인복 아리울신문 고문 / 법학박사 / 칼럼니스트

 정유년의 새해가 밝았자. 이런때에는 지나온 세월을 되돌아 보고 새로운 한 해를 생각해 보는 것이 사람들의 보통의 인지상정(人之常情)이다.
 필자도 지난 67년의 생을 돌아보며 깨달은 얘기를 해보고자 60대 이상의 남자들에게 해당될만한 문구를 제목으로 정했다. 그렇다고 60대 이상의 남자들 모두에게 해당되는 것은 아니고 7, 8할의 사람들에게나 해당될 얘기를 해보고자 한다.
 「지족상족종신불욕」이란 살아가는데 족함을 알고 항상 족함을 안다면 종신토록 욕됨이 없다는 뜻으로 볼 수 있는데 현대를 살아가는 젊은이들에게는 맞지 않는 말이다. 60대 이상의 남자들이 허망한 꿈으로 고단하게 살지 말라는 얘기가 될 것인데,
 「지지상지종신무치」역시 살아가는데 그칠 줄 알고 항상 그칠줄 안다면 종신토록 부끄러운 일이 없다는 말로 볼 수 있는데, 필자의 요즈음의 생각이다. 필자도 40대 중반에 선거에 뛰어들어서 한창 왕성한 활동기인 60세까지 선거를 네 번이나 치루었는데 그 60세에 치른 선거결과가 너무 기대에 못미치게 되어 손을 털고 말았는데, 꼭 8년전의 일이다. 그때 멈추지 않았다면 지금의 필자의 모습이 어떠했을까.
 64세에도 다시 시작할까 말까하며 한번씩 울컥거리는 통증을 느꼈으나 많은 번민 끝에 손을 놓고 말았는데 지금와서 돌이켜보면 참으로 잘한일로 보인다. 가능성도 별로 없었고, 무엇보다도 경제적으로 곤궁함에서 허덕이던 그때에 또 일을 저질렀다면 지금 이미 노년기라 할 수 있는 지금에 와서 얼마나 꼴 사나운 모습으로 살고 있을까. 멈출때 멈출줄 모르는 노욕(老欲)이 길게는 20~30년의 노년을 불행하고 불쌍한 모습으로 살고 있을걸 생각하면  그 절절한 아쉬움을 끊어낸 ‘멈춤’의 결단이 필자와 비슷한 꿈을 갖고 번민속에 있을 여러 노년들에게 해주고 싶은 진심의 충고이다. 물론 7, 8할을 제외한 2, 3할의 노익장들이야 해당되지 않는 얘기인데 그들은 특별한 팔자를 타고난 사람들이니까 예외로 볼 수 밖에 없으나 대다수의 필자같은 보통사람들이야 좀 편안한 여생을 살기 위해서는 지족(知足)하고 지지(知止)해야함을 꼭 말해주고 싶다.
 정유년의 남은 360여일을 좀 여유롭고 편안한 마음으로 살아가시기를 필자와 같은 노년들에게 축복하는 마음이다.
 萬事分已定(만사분이정) 浮生空自忙(부생공자망) (만사가 다 몫이 정해져 있는데 들뜬 사람들이 바쁘게 서둘러 댄다)는 말도 있지 않은가.

서주원  jbk111@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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