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주원 / 아리울신문 대표이사 겸 편집국장

저출산 고령화 현상이 심화되면서 인구문제는 사회적 화두로 떠올라 전국 모든 지자체들이 대책 마련에 고심이 깊다.

그러나 경이로운 인간의 출생과 노화로 인한 죽음을 다스려야하는 것이 저출산 고령화 대책인 만큼 신(神)이 아닌 이상 그 해법을 찾기가 쉽지 않아 보인다.

최근 한국고용정보원이 2015년과 2016년 인구변화를 적용해 분석한 ‘한국의 지방소멸 위험지역 현황’에서는 전국 기초지자체 84곳이 30년 후 소멸 위험에 처한 것으로 나타났다.

인구 6만명도 안 되는 부안군 역시 28% 이상의 초고령화 비율을 보이며 소멸 위험 지자체에 포함돼 있다.

민선6기 부안군은 저출산 고령화 문제를 심각한 과제로 판단하고 ‘6만 인구 회복 아름다운 동행’ 운동을 펼치고 있다.

내 직장 내 주소 갖기 운동과 부안군 나누미근농장학기금 300억원 확보를 통한 대학교 신입생 반값등록금 실현 등 다양한 사업들이 추진 중이다.

민선6기가 반환점을 돌아 중반으로 접고 들고 있는 현 시점에서 부안군 인구가 큰 폭으로 증가한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소기의 성과를 보이고 있다고 평가하고 싶다.

적어도 매년 수백에서 수천명씩 줄던 부안군 인구가 그 감소폭이 줄고 또 가끔씩 증가세를 보이는 등 인구감소 곡선을 완만하게 하며 나름대로 선방하고 있다고 필자는 판단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아직은 아쉬운 부분이 많다.

‘일모도원(日暮途遠)’은 ‘날은 저물고 갈 길은 멀다’라는 뜻이다. 할 일은 많은데 시간은 없다는 말이다. 중국의 사기(史記) 오자서열전(伍子胥列傳)에 나오는 성어다.

지금 부안군의 인구정책과 딱 맞는 말인 듯싶다. 6만 인구 회복을 목표로 다양한 정책을 수립·추진했지만 그 결과로 감소폭을 둔화시킨 것에 만족할 수는 없다.

이는 민선6기의 날이 서서히 저물어가고 있지만 갈 길은 아직도 멀기만 한 것이다.

혹자들은 부안군의 인구정책이 잘못됐다고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다고 하지만 그들이 말하는 인구증가를 위한 특단의 대책이 도대체 무엇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

한 방송에서 ‘세계에서 가장 행복한 나라’라는 프로그램을 봤다. 그 주인공 국가는 바로 부탄이었다.

부탄의 수도는 우리에게도 생소한 팀부다. 수도라고는 하지만 우리가 볼 때는 변두리 시골의 풍경이다. 우리나라 1960~70년대를 보는 듯하다. 있는 것에 만족하고 욕심을 부리지 않는 부탄 사람들의 모습은 남녀노소 모두 행복해 보였다.

우리처럼 악착같이 돈을 모으기 위해 경쟁하고 스트레스 받기보다는 아예 돈을 모으고자 하는 관념이 없어 보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부탄은 교육과 복지시스템이 완벽해 의료마저 무료라고 한다.

부탄은 가난하지만 국민들이 그 가난을 의식하지 않는다는 것이 오늘날 부탄을 세계에서 가장 행복한 나라로 만든 원동력인 듯싶다.

바로 먹고 살 것이 없고 가난에서 벗어나기 위해 고향을 떠나는 것은 아니라는 말을 하고 싶어서 부탄의 이야기를 했다.

중국 춘추전국시대 초나라에 섭공이라는 제후가 있었다.

그런데 이 초나라에는 문제가 있었으니 백성들이 날마다 국경을 넘어 다른 나라로 떠나 인구가 줄어들고 세수가 줄어들어 큰 걱정이 아닐 수 없었다.

초조해진 섭공이 공자에게 “선생님 날마다 백성들이 도망을 가니 천리장성을 쌓아서 막을까요?”라고 물었다.

잠시 생각하던 공자는 ‘근자열 원자래(近者說 遠者來)’ 이 여섯 글자를 남기고 떠났다고 한다.

이 뜻은 ‘가까운 사람을 기쁘게 하면 멀리 있는 사람까지 찾아온다’라는 말로 사람을 소중하게 대하라는 말이다.

이쯤에서 민선6기 부안군 인구정책에 이런 말을 하고 싶다.

거창한 인구유인정책을 만들기보다 기존에 부안에 살고 있는 5만 7000여명의 군민들부터 챙기라는 말이다.

기존 군민들이 행복해야 새로운 사람들도 모이는 법. 이 간단한 원리를 부안군은 간과하지 말기를 바란다.
 

서주원  jbk111@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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