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  인  복 아리울신문 고문 / 법학박사 / 칼럼니스트

燕雀安知鴻鵠之志

위의 글을 ‘제비 연, 참새 작, 어찌 안, 알 지, 큰기러기 홍, 백조 곡, 어조사 지, 뜻 지’로 읽으면 되는데 ‘연작안지홍곡지지’라 해서 흔히 쓰기는 좀 어렵고 어색하기도 한 말이다. 뜻이야 독자제현들께서 익히 아시리라 믿으나 쓸데없이 설(說)하자면 ‘연작이 홍곡의 뜻을 어찌 알랴’라는 말이다. 연작은 제비와 참새와 같이 작은 새를 가리키고 홍곡은 커다란 기러기와 백조, 즉 큰 새를 지칭한다.
한때 JP(김종필)가 잘나가던 시절 노태우, 김영삼, 김종필이 3당을 합하여 민주자유당을 만들었을때 김영삼과 김종필에 대해 많은 비난이 쏟아졌는데 그 비난이야 당초에 예상했던 일이었을것이고 YS(김영삼)와 JP는 그들만이 생각하는 큰 포부가 있어서 심사숙고 끝에 일을 저지른 것으로 보이는데 그 많은 연작들이 오죽이나 시끄럽게 울어댔을 것인가.
그때 JP가 한 말이 바로 ‘연작안지 홍곡지지’인데, 이 말이야 중국의 고사로서 JP의 경륜이 돋보인 비유이어서 필자가 문득 생각이 나서 이 글귀를 제목으로 정했다. 그런데 JP가 요즈음 보면 몸은 병들어 있고 나이도 구순(九旬)을 넘겨 언제 이 세상을 뜰지 모르는 극노인인데도 대망을 품은 대통령 후보들이 그의 지혜를 빌리고자 만나려 하는 걸 보면 그의 그릇의 크기를 어렴풋이나마 짐작케 하는 요즈음이다.
필자도 전에 말했던것처럼 필자 자신도 놀라는 67세가 되고 보니 이젠 제법 세상 돌아가는 이치도 알게 되었고 따라서 앞으로 펼쳐질 일에 대해서도 거의 답을 아는 경지까지 온 것 같은 느낌이 든다.
필자에 대해 관심이 있는 사람들이래야 다음 지방선거에 군수로 출마할 겨우 몇 명 안되는 사람들뿐이겠는데, 하루 종일 우리 신문사 사무실에 있어보면 가끔씩 여론을 들을만한 방문객을 만날 수 있다. 그분들 몇 명의 말만 들어도 지금 부안읍의 여론은 거의 알 수 있는 정도의 예지력이 생겼고 지금의 군수나 군수 도전자들의 승패를 거의 점칠 수 있는 경지에 와 있다 생각하니 그들 중 몇 명은 참으로 하찮게 보이는 자도 있음은 어찌 할 수 없는 일이다.
필자도 내가 살고 있는 부안이 이렇게 어렵게 되고 희망을 기대하기 어려운 지경이 된 것에 대해 참으로 통분하는 입장이 된 것은 이웃 고창이나 김제를 돌아보면 비교되는 것이니 어찌 속이 터지는 안타까움이 없을 수 있을 것인가.
필자는 나이도 그렇거니와 선거에 나가지 않은 세월이 6년여가 되고 보니 편한 생활에 익숙해져서 날개 짓을 하지 않아 날개가 퇴화된 새가 되어 다시는 날지 못하는 신세가 됐다. 그래도 마음속 깊은 심연에서 끓고 있는 마그마처럼 이 지역에 대한 아니 잘되고 잘사는 지역이 되기를 희망하고 염원하는 뜨거운 붉은 마음은 예전보다 더하면 더했지 못하지는 않는 나 자신을 돌아보면 흠칫 놀라는 세월을 보내고 있다.
지금까지도 그래왔거니와 앞으로도 다음에 군수가 되어야 할 사람에 대해서는 음으로나 양으로나 마음을 다하여 도울 작정이다. 많은 연작들이 지져대기도 할 것으로 보이나 그러나 좀 건방지지만 홍곡의 마음으로 큰 걸음을 걸어가 볼 요량으로 좀 벅찬 세월을 보내고 있다.
연작안지홍곡지지!

데스크 기자  jbk111@hanmail.net

<저작권자 © 아리울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