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쪼다’라는 말은 분명히 욕이다. 그러나 그리 상스런 욕은 아니어서 모욕스럽거나 치욕스런 정도의 욕은 아니다. ‘쪼다’의 사전적인 의미는 ‘조금 어리석고 모자라 제구실을 못하는 사람’이라는 말인데 그 똑똑해서 군수자리까지 간 군수님에게 ‘쪼다’라는 말을 쓰는 게 좀 불경스러운 일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쪼다’의 어원은 여러 가지의 설이 있지만 그럴듯해 보이고 공감이 가는 것을 소개하자면 석가모니의 사촌동생의 이야기이다. 데바닷타라는 자인데 데바닷타는 석가모니의 제자이면서 사촌동생이었다. 데바닷타는 처음에는 열심히 석가모니를 따라 수행을 하며 석가모니를 잘 모셨으나 신통력을 배우면서 욕심이 생겼다. 자기도 같은 왕족이고 석가모니보다 못할 것이 없다고 교만해져 자기만의 종파를 따로 만든다. 거기서 한발 더 나아가 석가모니를 시해하기 위해서 암살자를 보내기도 하고 산에서 돌을 굴리기도 한다. 모두 실패하자 독을 사용하려다 천길 지옥에 떨어지는데 불가에서는 용서받지 못할 최고의 악인으로 낙인찍힌 사람이 데바닷타인 것이다.

불교가 중국으로 전파되면서 데바닷타는 한자로 제바달다가 되고 제달이 되었다가 조달이 된다. 조달이 조다가 되고 마지막에 경음화 현상으로 쪼다가 된다. 그러니 ‘쪼다같은 놈’이라 하면 천하의 대웅, 상남자인 부처님의 사촌동생으로 태어나 모든 것을 배울 수 있는 천재일우의 기회를 시기와 탐욕으로 망치고 종국에는 지옥으로 떨어져버린 바보 데바닷타를 지칭하는 것이다.

지금부터 말하는 어느 군수는 필자의 창조물인 캐릭터임을 전재하여 말하는 것임을 독자제현께서는 아시고 읽어 주시기 바람을 말씀드린다. 어느 군수가 있었다. 그 군수는 현하지변(懸河之辯)의 달변가였다. 연설 잘하는 사람을 똑똑하다고 말하는 게 거의 정설인걸로 보자면 이보다 똑똑한 군수는 전무후무의 똑똑한 군수였다. 그러나 사실 필자의 눈에는 그리 별것도 아닌 자로 보였는데 군민들은 그렇게 평가를 해왔고 지금도 그 명성은 여전하다.

그는 필자가 보기에는 그냥 연설이나 잘하는 자이지 그 연설 내용을 보면 실상은 별거 아닌 자였기 때문에 그런 혹평을 할 수 밖에 없는 것이다. 아무튼 대단한 사람이었다. 글을 써서 시험을 보기로 한다면 팀장도 못할 실력으로 군수를 해먹었으니 말이다. 하기야 정치인인 군수와 직업공무원이고 어려운 시험을 거쳐 임용된 팀장과 비교하는 것이 잘못된 비교라면 할 말이 없다.

필자는 그 실력이 없다는 이유로 그를 쪼다군수라 하는게 아니다. 재임 중에 인사 때 마다 떠돌았던 무슨 자리 몇천만원, 벌이는 공사마다 군수와 특수한 관계에 있다는 사람들이 거의 다 해먹고 연줄이 닿지 않는 영세업체는 굶어 죽는다는 아우성이 돌게 만든 그런 군수를 필자는 쪼다군수라 말하는 것이다.

세종때의 재상 ‘황희’는 생선을 유난히 좋아했다고 한다. 생선을 좋아한다는 소문을 듣고 어떤사람이 좋은 생선을 준비하여 황희에게 가서 “대감께서 생선을 즐겨 드신다 하여 가져왔으니 받아 주십시오”라고 말을 하니 황희 왈 “이 생선은 받을 수가 없소”라며 거절하는게 아닌가. 생선을 가져간 사람은 “이렇게 좋은 생선을 받지 않으시는 이유라도 있으십니까?”라고 당연히 물었다. 황희는 “이 생선을 받아먹고 나서 다시는 좋아하는 생선을 못 먹게 될까 두려워서 못받는 것이오”라며 돌려보냈다는 얘기이다.

황희와 쪼다군수를 비교해보자 임기 내내 그 많던 잡음에도 불구하고 다시 당선되기를 바랐다면 그자가 쪼다가 아니고 무엇인가. 맛있는 생선을 길게 먹고 싶거든 먹어서는 않되는 생선은 받지를 말아야 하는건 상식이다. 군수자리에 국한된 얘기가 아니다. 모든 공직자가 되새겨야할 경구로 받아들여야 할 것이다.

이 지면을 빌어 말하는 쪼다군수는 딱 찍어 한사람의 군수를 말하는게 아님을 밝혀둔다. 그런 유형의 군수가 정도의 차이는 있을 지언정 여러사람이 있었다. 지금은 고인이 된 사람도 있고 어쩌면 살아있는 사람일 수도 있다. 살아 있다면 아마 ‘제발’저리는 사람도 있을 수 있다. 쪼다군수는 이제 지나간 일이 되어 버렸다.

이제는 군민들이 용납을 하지 않는 밝은 세상이 되어 버린 것이다. 군수를 해먹고 싶거든 행여 그런 쪼다짓거리를 할 생각은 꿈도 꾸지 말아야 하는게 이 지역의 엄중한 현실임을 알아야 한다.

@서인복 법학박사, 칼럼니스트

데스크 기자  jbk111@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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