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며칠 남지 않았다. 4월15일이니 18일밖에 남지 않았는데 새로 뽑힐 국회의원에 대한 설레임이나 기대는 찾아볼 수가 없다.

별 화제거리도 되지 못한다. 코로나에 웬통 정신을 빼앗긴 탓도 있지만 이번에는 반드시 이 사람이어야 한다는 공감이 형성되지 않은 것이 중요한 이유로 보인다. ‘딱, 이 사람이 하면 좋겠다’ 하는 사람이 눈씻고 보아도 찾을 수 없다는 건데 유권자로서는 이보다 더 불행한 일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니 아무런 관심이 없다. 화제에 오르지도 않는다.

겨우 나온다는 말이 “그래도 우리동네 사람이 좀 낫지 않아?” 이 정도이니 그날 선거날에 얼마나 표 찍는다고 투표장을 찾을지나 모르겠다. 사람 많이 모이는 곳에 가면 큰일 난다고 하는 요즈음에 말이다. 마을의 경로당에는 노인들이 나오시지 않는 것이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객지에 있는 자식들은 부모님들에게 전화하여 사람 모이는 곳에 가지 말라고 거의 날마다 당부를 하고 특히 경로당에 가셔서 식사도 하시지 말라고 성화를 대는 이 마당에 투표하신다고 투표장까지 가실 분이 몇 분이나 될까, 어디 두고 볼 일이다.

그렇다고 김지미나 엄앵란이 선거에 나온 것이나 신성일이 선거에 나온 것도 아닌 장동건이나 고소영이 나온 것도 아닌 이 선거에 생판 얼굴도 모르고 이름도 가물가물한 사람을 찍으러 어르신들이 투표장에 나가실까? 참, 한심한 선거 분위기이다.

억지 춘향이라는 말이 있다. 이럴때만 유권자란다. 이럴때만 국가의 주인이란다. 주권이 무엇인가? ‘주’자가 임금 주자가 아니던가. 임금의 권리라는 뜻으로 이해가 되는데 이럴 때만 임금이란다. 당선이 되면 주민들을 대하는 눈빛마저 달라진다고 하면 좀 무리한 표현인가? 얼마나 권위적이 되며 때로는 거만해지기도 하는 자들을 수없이 보아온 우리 민초들은 그들에 대한 기대는 아주 없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당선이 되는 순간 나리님으로 변해버린 경우를 당연하게 보아온 우리는 고관대작이 되어버린 그들에게 머리한번 똑바로 쳐들지 못하고 조아리며 살아야 하는 경험을 해 온 우리는 사실 존경 할 만 하고 받들고 살아도 별로 억울할 것이 없는 그래도 그럴만한 인물이라도 있다면 다행이지만 옛말에 “시집이라도 간 것이 오라부덕<올케>네 방의 윗목에서 잔 것만도 못하다.”라는 말이 있다. 이번 선거가 이런 느낌이 드는 선거라면 이건 진짜 신경질 나는 일이 아니고 무엇이겠는가.

앞으로 며칠 남지 않았다. 후보자들은 철저히 준비하여 유권자 아니 자신을 부리고 사용할 주인님들의 눈에 들어야 한다. 주인님들은 다스려야 할 대상이 아님을 알아야한다. 모시고 섬겨야할 대상임을 잊어서는 안된다. 그들은 4월 15일에 공복이 된다는 생각으로 이 싸움터에 임해야 한다. 공복이 무엇인가. 공직자로서 국민의 종이 되는 것이 아닌가. 공복으로서 국민에게 봉사하고 국가를 위해 일하려는 생각으로 단단히 무장한 일꾼을 찾는 일은 사실, 우리 유권자의 막중한 책무임을 자각해야만 된다는 평범한 인식을 다져야 할 때가 바로 지금이다.

@법학박사, 칼럼니스트 서인복

데스크 기자  jbk111@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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