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 40여일이면 국회의원 선거가 있다. 그렇지 않아도 정치에 대한 국민의 기대가 예전에 비해 현저히 떨어진 요즈음에 코로나 사태는 이번 선거에 대한 국민의 기대가 무관심이 아닌 패닉상태로까지 몰아가고 있는건 아닌가 하는 우려를 불러일으키고 있다.

  그도 그럴 것이 사실 이번에 우리 신문의 배포지역인 정읍 부안 고창의 경우 주목을 끌만한 후보가 거의 없다는 점이 선거 분위기가 살아나지 못하는 중요한 이유일 것으로 보인다. 혜성처럼 나타나는 신인은 없는 것일까.

  이 죽어있는 분위기를 놀라서 깨어나게 할 새로운 인물은 없는 것이며 식상할대로 식상한 그리고 쳐다보면 그 피곤한 그런 인물들을 보지 않을 수는 없는 것인가.

  지역의 분위기를 보면 대체로 그들에 대해 아무런 관심이 없다. 지역주민들의 반응은 냉소, 바로 그 자체이다.

  도대체 양에 차는 후보가 없다는 것인데 지역의 유권자들의 마음을 빼앗을 만한 선수를 발견하기가 거의 불가능하다는 것이 필자가 알고 있는 현실이다.

  최선을 찾을 수 없다면 차선이라도 선택할 수밖에 없는 것이 참정권을 행사해야될 국민의 도리이겠으나 반찬없는 밥을 국물도 없이 억지로 먹어야 하는 경우처럼 참으로 목메이는 고된 작업일 수밖에 없으니 이런 경우 어찌 선거를 민주주의의 꽃이며 축제라 할 수 있겠는가.

  국민은 좋은 구색이 많은 상점에서 좋은 물건을 고르듯 우리의 유능하고 정직한 우리의 공직자를 선택할 수 있어야 한다.

  어느나라의 국영상점의 형편없는 물건을 고를 수밖에 없는 것 같은 그리고 우리의 처지가 형편없는 품질의 물건을 선택할 수밖에 없는 강요된 현실 앞에 서 있다면 필자의 너무 지나친 편견일까.

  투표를 할 마음이 없다는 다수의 주민은 왜일까. 고를 물건이 없어서 투표소에 갈 마음이 생기지 않는다는 의미 외에 어떤 해석도 할 수 없는 엄중한 현실을 도저히 부인할 수가 없다.

  필자도 젊은 시절에 선거를 여러번 치러보아서 선거의 어려움을 누구보다 잘 안다. 이기는 선거야 그 재미는 말해 무엇하겠는가. 그러나 지는 선거는 그야말로 지옥에 떨어지는 일 바로 그 자체이니 떨어지고 보면 도대체 “선비는 못할 짓”이라는 자신을 위로하는 말 밖에는 할말이 없는 부끄러운 처지로 떨어지고 만다. 그야 말로 패가망신의 나락으로 떨어진다라는 말이다. 현실이 그러하니 할만한 사람들이 몸을 사리고 선거라는 흙탕물에 빠지려 하지 않으니 자연스레 선거판에 좋은 물건이 귀할 수밖에 없다는 결론에 이르게 되는데 투표하는 날이 얼마남지 않은 지금에도 유권자의 마음을 훔쳐갈 도둑은 발견되지 않는 것 같다.

  신혼여행을 다녀온 딸이 친정어머니게에 “김서방은 도둑놈이야.”라는 말들을 가끔은 들을 수 있었는데 우리는 그런 도둑놈을 기다리는 것이다. 우리의 내면에 숨겨있는 우리의 순정을 아니 우리의 정조를 무자비하게 훔쳐갈 도둑놈을 우리는 가슴 두근거리며 기다리고 있는데 겨우 앞집의 냄새나는 늙은이나 뒷집의 못된 난봉꾼에게 우리를 맡길 수 밖에 없는 일이 생길까봐 우리는 걱정하고 있는 것이다. 지금 우리는 정말이지 도둑놈 김서방을 밤이나 낮이나 기다리고 있는 것이다.

서경원 기자  jbk111@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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