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의 제목은 ‘오래 참을 지, 도끼 부, 위 상, 섬길 소’로 읽으면 되는데 물론 독자 제현들께서는 익히 아시는 글이라 생각한다. 뜻은 이렇다.

‘도끼를 지니고 왕에게 상소를 올린다’는 뜻으로 도끼로 맞아 죽을 각오를 하고 도끼를 지니고 상소를 올린다는 뜻이니 왕의 잘못을 지적하는 일이 얼마나 어려운 일이었겠는가.

상소 한번 잘못하여 때로는 대역(大逆)으로 몰려 자신은 물론 가족까지 죽임을 당하는 일도 있었을 것이니 지부상소를 한다는 건 어찌보면 대단히 미련한 사람의 짓 일수도 있지만, 지금의 시각으로 그렇게 볼 수도 있겠지만 긍정적인 시각으로 본다면 그 얼마나 대단한 충절(忠節)인가.

요즈음 정읍, 부안, 고창의 단체장인 시장 군수들을 보면 초선인 그 세 사람은 매우 의욕적으로 시정이나 군정을 수행하는 것을 볼 수 있다. 그 세 사람 중의 한 사람은 가히 행정의 달인(達人) 아니 행정의 산신령(山神靈)이라고 부를 수 있을텐데, 매우 샤프하고 일을 추진하는 모습이 이 무더운 여름이지만 찬바람이 휙휙 도는 듯 한, 좀 소름이 돋는 듯 한 한기(寒氣)를 느낄 정도로 속도 있게 하는 것으로 보인다.

단체장이 그 정도로 굉장한 실력과 스펙을 가지고 내질러 대는데 정말 걱정이 되는 것은 밑에 있는 직원들 중 그 누가 나서서 ‘전하, 아니되옵니다’를 할 수 있을 것인가.

마치 칼춤을 능란하게 추는 것 같다.

그 정도가 되면 부하 직원들의 의견은 들으려고도 하지 않는 경우가 비일비재(非一非再)할 것으로 보이고 아니 감히 어느 누가 겁 없이 ‘그건 안됩니다’를 하겠는가.

겨우 태권도 초단을 따서 유단자라고 검은띠를 찬 처지에 입신(入神)의 경지라는 구단(九段)이 추는 춤에 곁에 가보기라도 하겠는가.

다른 두 곳은 어떤가. 그저 무난한 것 같다고 보는 건 필자가 그 두사람의 속내를 보지 않아서 나오는 판단인지는 몰라도 그럭저럭 임기 동안 대과(大過)없이 마칠 수 있는 원만한 단체장의 모습을 보이는 것 같다.

임기 4년 동안 해당 지역에 큰 업적(業績)을 남겨야 겠다는 포부(抱負)는 아직은 보이지 않는다.

‘업무 파악 한다고?’ 사실 한달이면 충분히 하고도 남는다. 몇백 아니 천여명의 직원들이 맡은 업무를 기계의 부속품처럼 날마다 출근해서 하고 있는데, 업무 보고 한차례씩만 받으면 업무에 대한 정보를 얻는 것이 뭐 어려울 것이 있겠는가.

사실 까놓고 얘기해서 시장이나 군수 자리라는게 누리는 것에 비해 그리 많은 노고(勞苦)가 필요한 자리가 아니다.

그런데 문제는 해당 시장 군수가 일차적으로 일을 만들어서 적극적으로 해야 되겠지만 정말 시장 군수가 치적(治績)을 남기기 위해서는 지부상소(持斧上疏)의 태도와 마음을 가진 충직한 직원이 필요하다.

그저 출근해서 퇴근 시간이나 기다리고 중간에 점심이나 뭘 먹을까 생각하는 공무원이 일부에 지나지 않았으면 참 좋겠다. 상당한 숫자가 그렇게 보이는 것이 필자의 편견일 수도 있겠지만 민원인이게 정말 무성의하고 불친절하고 직무유기성 행태를 보이는 공무원을 필자는 많이 맞닥뜨리고 있다. 정말 욕을 해주고 싶을 정도의 공무원이 지금 많다는 얘기다.

아직은 취임초기다. 아직은 참아줄 만한 얘기다. 그러나 이렇게까지 기강이 잡히지 않아서 전임 군수나 시장때 하던 버르장머리가 고쳐지지 않은 공무원들이 구태의연하게 일을 그럭저럭하며 농땡이를 부리는 분위기가 계속된다면 결국은 지금의 시장 군수에게 그 책임은 고스란히 갈 것이다.

정말 진정한 마음으로 충고한다. 지부상소(持斧上疏)를 할 충직한 공무원을 시장 군수는 심혈을 기울여 찾아내는 일이 그런 분위기를 만들어 내는 일이 시급하다는 것을 자각하기 바란다.

데스크 기자  jbk111@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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