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성엽 의원과 필자는 지난 2004년도에 유성엽 의원이 정읍시장에 재직할 때 처음 만났다. 필자가 운영하던 ‘새부안신문’이 부안 방폐장 사태로 인해 폐간(廢刊)할 수 밖에 없을 정도로 여러 어려움을 겪고 있었는데 당시 탈출구를 찾는다는 것이 제호(題號)를 ‘정부고신문’ - 정읍·부안·고창의 약자(略字)로 바꿔서 본사(本社)를 정읍으로 옮겼다.
당시 ‘정부고신문’의 창간식을 정읍실내체육관 앞 골목에 위치한 모 웨딩홀에서 했는데 그 흔한 화환 하나 보내주지 않았다. 그만큼 그 당시의 유성엽 시장은 부안 출신의 인사가 하는 신문 따위는 거들떠 볼 필요조차 못 느낄 정도로 자신만만했을 것 같다. 그야말로 ‘객지 타는’ 그런 처지가 되고 말았다. 그래도 필자는 유성엽 의원을 서울대 졸업하고 행정고시에 합격한 인재를 상처 입혀서야 되겠냐는 마음으로 유성엽 당시 정읍시장에게 공격적이라고 할 수 있는 글을 한 번도 쓴 일이 없었다. 그에 비해 당시의 이강수 고창군수에 대해서는 참으로 모질다면 모질다고 할 정도로 비판의 펜을 휘둘러 댔다. 그때 필자의 생각은 의사가 돈이나 벌어서 좋은 일을 하자면 학교나 나서 육영사업 정도 했으면 되는 거지 무슨 시건방지게 행정(行政)의 행(行)자도 모르면서 잘하고 있는 이호종 군수의 자리를 빼앗나 하는 나름대로의 정의감 때문이었을 것으로 기억된다. 그나마 우리 신문에 종사하는 임직원들이 부안 출신이라서 그런걸로 생각되는데 우리 ‘정부고신문’만 유독 푸대접하는거 였으니 당시 필자는 화가 날대로 날 수 밖에 없었다.
이강수 前 고창군수야, 이제는 재기하기 어려운 처지가 되어버렸으니 더 거론함은 필자가 너무 잔인한 인간이 되는 것 같아 각설(却說)하겠다. 그런데 그간 필자 혼자 유성엽 의원을 향한 조심스러운 마음을 갖고 있던 분별없는 마음을 정리해보자면 좀 듣기가 민망스러울수도 있겠으나 머리 좋은 사람들이 흔히 저지르는 ‘경망’스러운 부분이 있는 건 아닌가 보인다.
지난 번 국민의 당 창당 전에 문재인 대통령을 들이 받아(?) 출당(黜黨) 당할 뻔 한 것은 그야말로 한치 앞을 못 보는 처신이 아니었나 생각된다. 조금만 사려 깊게 행동했다면 전북에서 문재인 대통령 측에서 장관 시킬 사람으로는 1호였을 것 같은데 그 참지 못하는 성정(性情)으로 인해 지금은 안철수의 당이라고 인식되어 있는 작은 정당인 국민의 당에서도 그리 존재감이 커 보이지 않는 위치로 보이는게 현실이다.
사실, 까놓고 얘기해서 국민의 당이 안철수가 없다면 존재 자체가 가능하겠는가. 지금 유성엽 의원이 안철수를 들이 받아서 안철수가 받아 줄 만큼 여유로운가. 그런 생각을 왜 못하는지 좀 안타깝다. 필자가 보는 안철수는 포스트 문재인의 자리를 노리는 수(數)를 두고 있는 것으로 보이는데 그게 안 보이는 것인지. 필자의 눈으로 보면 국민의 당 박지원은 그야말로 지난 번 당대표 경선에서 안철수 오너(owner)의 역린(逆鱗)을 건드려 버린 것으로 보인다.
그는 이내 안철수에게는 용도폐기(用度廢棄)가 된 사람으로 보이는데, 우리의 유성엽 의원이 부화뇌동(附和雷同)까지는 아니겠지만 박지원의 행동과 비슷하게 보여서 뭘 얻을게 있겠는가라는 우려가 앞선다.
누가 뭐라고 해도 지금의 민주당과 국민의 당, 두 당에서 안철수 만큼의 득표력을 갖는 대통령 후보는 현재는 없다고 보는 것이 상식이다. 안철수가 문재인 대통령에게 그렇게 많이 당하고도 속마음을 깊숙이 감추고 어려울때마다 도와주는 속내가 뻔히 보이는 것 같다. 그런데 유성엽 의원이 그걸 모를 리가 없는데, 그런 상황에서 안철수와 맞빡치기를 하는 유성엽 의원의 성질머리가 필자는 도대체 이해가 되질 않는다.
그럴꺼면 차라리 국민의 당에서 나와서 다음 국회의원은 무소속으로 서울에 가서 당선되어서 안철수와 대통령 자리를 놓고 겨뤄보는 것은 어떨까.
그러나 그러기에는 그런 무모한 도박을 하기에는 유성엽 의원의 나이도 만만치 않으니 부디 자중자애(自重自愛)하기를 바란다.
한때 문재인 대통령에게 별의 별 소리를 다 하며 새누리당(현재는 자유한국당)으로 갔던 부산의 조경태 의원·기재위원회 위원장은 지금은 어떤 심정일까. 순간의 잘못된 선택이 신세 망치는 일임을 유성엽 의원은 자각함이 좋을 것 같으나 한낱 서생(書生)에 불과한 필자가 오늘은 너무 오버(over)한 건 아닌지 모르겠다.

데스크 기자  jbk111@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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