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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거석 전 전북대학교 총장 특별 인터뷰‘서번트 리더십(Servant Leadership)'의 대명사 서거석 전 총장, 35년 교수 생활 마무리

 

"전북 교육의 새로운 변화와 희망 찬 미래를 위한 일이라면

어느 곳이나 달려갈 것입니다"

 

 서거석 전 전북대 총장이 지난 8월 31일 8년간의 총장직을 포함한 35년의 교수생활을 마무리하고 전북대 강단을 떠났다. 정년을 2년 남겨두고 명예 퇴직한 서 전 총장은 자신을 낮추고 대학 구성원들을 섬기는, 이른바 ‘서번트 리더십(Servant Leadership)’을 실천해온 ‘변화의 전도사’라는 별명이 전북 교육계에 아직도 남아 있다. 총장 재임시절엔 대학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여러 변화를 성공적으로 이끌어 각종 평가에서 전북대가 국내 국립대학 1~2위를 석권하는 기염을 토했다. 퇴임 후 새로운 길을 모색 중이라는 그를 만나 향후 계획 등을 들어 보았다.


1. 8년간의 총장직을 포함한 35년의 교수생활을 마감했습니다. 소회가 남다를 것 같습니다.


-전북대는 제 인생의 모든 것이었습니다. 지난 1973년 법학과 신입생으로 전북대의 문을 들어선 이후 이 교정을 떠난 적이 없습니다. 이런 대학을 떠나게 되니 만감이 교차합니다. 평교수로 시작해서 첫 직선제 총장을 연임했으니 개인적으로는 큰 영광을 누렸습니다. 그동안 학내 교직원들의 많은 도움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습니다. 이 자리를 빌어 저를 도와주신 분들께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2. 30여 년의 교수생활을 하시면서 아쉬움도 있을 것 같은데요?
-한 사람의 연구자로서 젊은 교수 시절부터 한 가지 주제에만 천착하여 10년 이상 연구했더라면 특정분야에 대해 학계에 기여하는 바가 클 수 있고 또 그 분야에 대한 독보적인 존재가 될 수 있었을 텐데 하는 아쉬움이 있습니다. 제가 교수 된 지 5년 후 아내의 교통사고로 인해 10년 이상 간병하는데 정성을 쏟다보니 학자의 길을 가는 데 많은 어려움이 있었습니다.

 

3. 총장 재임기간 중에 가장 기억에 남은 성과는 무엇입니까?
-익산대학을 통합하고 로스쿨을 유치했던 일, 세계적인 규모의 연구소를 잇따라 끌어왔던 일, ‘잘 가르치는 대학’ 평가에서 전국 1위를 차지했던 일 등 많은 것이 기억에 남습니다. 이밖에 교수 논문의 질적 수준을 평가하는 라이덴 랭킹에서 지난 2011년 이후 3년 연속 국내 종합대학 톱 5에 들어간 것, 교수 1인당 논문 수와 연구비 등에서 국립대 1위를 기록하면서 연구 실적이 크게 향상된 점 등도 보람입니다. 이런 성과를 토대로 대학 종합평가에서 전북보다 인구와 경제 산업 등에서 5~6배 이상의 인프라를 갖고 있는 부산경남지역의 대표 대학인 부산대와 어깨를 나란히 했다는 점에 큰 의미가 있습니다.


4. 당시 ‘워커홀릭’이란 소문이 파다했습니다.
-취임 당시엔 산적한 과제가 많았습니다. 그래서 일과시간엔 총장으로서의 업무를 처리하고, 주로 근무 외 시간을 활용해 현안을 하나씩 매진하다 보니 워커홀릭(workerholic)이란 소문이 났던 것 같습니다. 더욱 낮은 자세로 교직원들을 항상 섬기고, 현안을 풀기 위해선 토론과 논의 과정을 치열하게 거치는 등 경청과 소통에 적극 나섰습니다. 덕분에 취임 당시 전국 40위권으로 추락했던 대학 위상이 국립대 1~2위의 위상을 확보하게 됐지요.

 

5. 전북 교육계에서는 지금도 ‘변화의 전도사’로 통합니다. 왜 변화가 중요한 것입니까?
-다윈의 저서 ‘종의 기원’을 보면, 최후까지 살아남는 종(種)이 가장 강한 종이 아니라 변화에 적응한 종이라고 했습니다. 급박하게 변화하는 4차 산업혁명 시대에서는 변화의 흐름을 빨리 캐치하고 조직과 지역의 경쟁력을 강화하는 리더의 역할이 아주 중요합니다. 전북교육도 이제 변해야 합니다. 변화를 추구하는 전북교육으로 바뀌어야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습니다.

 

6. 하지만, 새로운 변화를 강조하다 보면 구성원들의 저항과 반발이 있었을 텐데요.
-변화에는 필연적으로 저항이 뒤따르게 됩니다. 그래서, 무엇보다 구성원들의 공감대 형성이 중요합니다. 이를 위해 비전 설정은 물론 정책입안 단계에서 집행단계에 이르기까지 구성원들의 참여를 이끌어내야 합니다. 저는 총장 재임기간에 현안을 풀기 위해 직접 나서서 낮은 자세로 구성원을 섬기는 마음으로 겸손하게 고견을 경청하면서 진정성 있게 소통하려 했습니다. 그 과정에서 설득도 하고 읍소도 했습니다. 무신불립(無信不立), 신뢰가 쌓이지 않으면 어떤 것도 바로 설 수 없다는 생각으로 구성원과의 신뢰를 최우선으로 했습니다.

 

7. 신뢰의 중요성에 대해 말씀하셨습니다. 이 외에, 총장 재임시절 많은 성과를 거둔 리더십의 요체는 무엇이라고 보십니까?
-한 마디로 겸손과 섬김, 경청과 소통이라 할 수 있습니다. 대학 구성원들의 변화를 이끌어내기 위해선 CEO인 총장이 겸손하게 낮은 자세로 교수님과 직원 선생님에게 호소하고 많은 이야기를 경청하며 소통해야 합니다. 이렇게 하니, 구성원들이 적극 따라 주었고, 공감대 속에서 각종 현안 처리의 속도를 낼 수 있었습니다.

 

8. 대학의 고등교육과 초중고의 보통교육이 균형과 조화를 이뤄야 할 것 같은데요, 이 점에 대해선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정확하게 잘 보셨습니다. 보통교육 단계에서 기초학력을 튼튼하게 해줘야 고등교육도 살아날 수 있습니다. 기초학력이 부실하면 내실 있는 고등교육이 이뤄질 수 없기 때문입니다. 전북대에서 학생을 교육하다 보니 전북대 재학생만을 대상으로 내실 있는 교육을 시키는 것에 한계가 있음을 깨달았습니다. 초중고 시절에 기초학력을 튼실하게 쌓아야 대학에 가서도 자신의 전공을 심화시킬 수 있기 때문입니다.

 

9. 그동안 활동하시면서 유독 인재양성의 중요성을 강조하셨습니다. 특별한 이유가 있습니까?
-인구는 줄고, 산업기반은 취약하고, 마땅한 성장 동력이 없는 전북이 어디에서 미래를 찾아야 하겠습니까. 그것은 바로 사람입니다. 인재양성만이 낙후의 꼬리표를 떼고 새로운 성장 동력을 창출하는 지름길이지요. 그런데, 안타깝게도, 그동안 전북의 버팀목이었던 인재양성의 분위기와 기반마저 최근 무너지고 있습니다. 교육을 통해 전북의 위상을 찾아야 한다는, 이른바 교육입도(敎育立道)의 옛 명성을 되찾자는 취지에서 인재양성을 강조한 것입니다.

 

10. 그렇다면 지역의 인재양성을 위해 무엇이 중요하다고 생각하십니까?
-전북도민들이 자녀가 초중고생일 때만 보통교육에 관심을 갖다가 대학에 들어가면 완전히 무관심하게 됩니다. 모두 교육에 관심을 갖고, 인재양성에 팔을 걷어붙여야 합니다. 초중등 교육의 기초학력을 높이고, 우수 학생들은 더 큰 인재로 성장할 수 있도록 수월성 교육도 병행할 필요가 있다고 봅니다. 그러기 위해선, 교육 현장에서 선생님들이 자긍심을 가지고 신명나게 가르칠 수 있도록 교권을 보장할 수 있는 여건과 시스템을 구축해야 합니다.

 

11. 최근엔 빈곤아동 지원 교육 등에 관심을 갖고 활동하십니다.
-그렇습니다. 초록우산 어린이재단 후원회 부회장과 전북후원회장을 맡아 지난 5월부터 활동하고 있습니다. 전북과 우리나라의 미래인 어린이들이 용기를 잃지 않고 꿈을 키워 나가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맡게 되었지요. 지난해 초록우산 어린이재단 전북본부는 도내 수급아동 3만여 명의 8%인 2천500여 명에게 학습비와 주거비, 의료비 등을 지원했습니다. 사실, 저도 어린 시절에 어렵게 공부했거든요. 앞으로 어린이가 행복한 세상을 만드는 데 앞장서겠습니다.

 

12. 가난한 어린 시절 이야기가 나왔는데요, 중학교 때 학교 매점에서 알바를 했다면서요?
-중학교 1학년 때는 새벽 신문배달로 학비를 벌었고, 중학교 2학년 때는 학교 매점에서 하루 3시간 정도 아르바이를 해서 등록금을 내기도 했습니다. 당시 학교 매점에서 선배였던 현재의 정세균 국회의장님이 함께 일하기도 했지요. 빈곤의 악순환 고리를 끊을 수 있는 유일한 길이 바로 교육입니다. 빈곤 가정의 어린이에게 희망의 사다리를 만들어 줄 수 있도록 국가와 사회, 지자체, 교육당국이 힘써야 합니다.

 

13. 마지막으로, 향후 계획은 어떠합니까?
-35년 정든 교단을 내려오지만 전북교육의 새로운 변화와 희망 찬 미래를 위한 일이라면 어느 곳이나 달려갈 것입니다. 이를 위해 도민 여러분, 특히 많은 선생님들과 학부모님의 고견을 경청하고 있습니다. 아울러 빈곤아동을 위한 봉사 활동도 계속해 나갈 계획입니다.

 

 

◀ 서거석 전 전북대 총장은?


 전북대와 같은 대학원을 나온 후 일본 주오대학에서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지난 1982년부터 전북대 교수로 재직한 이후 지금까지 “낙후 전북의 고립된 현실을 돌파하려면 교육이 중요하다”고 설파해왔다. 인생의 좌우명은 겸손과 섬김, 경청과 소통의 4개 단어를 꼽을 수 있다. 지난 2006년부터 8년 동안 전북대 총장을 연임하는 동안 수많은 난관을 극복하고 대학 통합과 로스쿨 유치, 대학 경쟁력 강화 등 현안을 무난하게 풀어간 동력도 여기서 나왔다.
 총장 임기를 마친 후 법학전문대학원으로 복귀해 후학양성에 힘썼고, 지난 8월 31일 35년간의 교수생활에 마침표를 찍었다. 올해 5월부터 초록우산 어린이재단 전북후원회장을 맡아 그늘 진 어린이들에게 희망을 주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서주원  jbk111@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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