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  인  복 

아리울신문 CEO / 법학박사

우리의 존경하는 관비(관에 있는 도둑)님께서는 요즈음 새벽 잠이 없어지셨다. 그간 4년의 임기 중 3년을 정신 없이 갈퀴질 했으나 별로 남아있는게 없기 때문이다. 내년에 또 폭탄을 터뜨려야 다시 이 황금방석에 앉아서 갖은 호사를 다 누리고 마음껏 사기를 쳐서 다만 날 십억이라도 모을 텐데 지금까지 3년간 갈퀴질 한 것은 담아놓은 포대자루의 옆구리가 터지는 바람에 3분의 2는 날아가 버렸고 겨우 내년에 쓸 실탄 값 밖에 안되니 지난 3년간 공머슴 산 것 같아 생각할수록 허전하고 억울하여 새벽잠이 안 오는 거다.
그런데다가 내가 말하면 지 마누라라도 팔아올 것 같던 꼬붕(고붕)놈들은 부쩍 태도가 불량해졌다. 자주만나면 구설수에 오를 것 같아 서로 대포폰으로만 통화하기로 하고 지금까지 그래왔는데 가끔 전화를 씹기도 하고 그 놈이 전화를 걸어 오는데는 태도가 전과 많이 달라졌다.
‘오냐. 그래 네놈도 이제 대가리의 피는 말랐다 이거지?’ 이가 뿌드득 갈리는 터다. ‘네놈들이 나 아니었으면 무슨 존재감이라도 있었겠냐. 배우기를 많이 했냐. 뭐 인물이 잘 생겼냐. 똑똑하기를 하냐. 종교를 만들었던 사람들이 주로 제자를 둔 것을 보고 그래야 충성을 다 할 것 같아 거두어 주었더니만 이제 대가리가 좀 컸다’ 이거 아닌가. 그리고 승진하자고 가져온 돈 중에서 2~3할을 떼어서 경비 쓰라고 했더니 가끔은 돈을 받았다는 말도 없는 경우도 있고 참으로 배신감에 치가 떨리는 때가 많았으나 어쩌랴 그놈들이 그놈들 자신의 죄가 얼마나 큰지 아니까 입을 못벌리겠지만 일이 터졌을 때 제일 큰 피해를 보는건 사실 나 자신 아닌가. 참 엿같은 꼴을 다 겪는다. 그간 구석구석에 나무를 심어대서 모은 돈도 5~6억은 될 터인데 수금이 잘 되지 않는 경우도 있고 길을 트지 않아도 될 곳을 억지로 예산 세워서 공사 만들어서 뒷돈 챙긴 것도 그럭저럭 5~6억은 될 것인데, 이 꼬봉들이 근거 없이 부자가 되어가는 것을 보면 알고도 남는 일이다.
아무튼 일을 벌이면 일 잘한다는 소리를 들어 좋고 뒷돈 챙겨 좋고 나의 깊은 속을 모르는 ‘개, 돼지’들은 일 잘한다고 떠들어 주고, 누이 좋고 매부 좋고, 꿩 먹고 알 먹고 털까지 쓰니 어찌 아니 좋을손가.
그나저나 내년 선거전에 어느 면사무소의 건물을 때려부수고 새로 지을까, 표도 얻고 돈도 생기고 내년 선거전에 두 세곳은 해야 할 텐데, 밑에 놈들이 도대체 아이디어 낼 줄을 모르니 내가 참 피곤할 수 밖에...
출근해 보면 가끔씩 승진을 못해 간절한 눈빛을 보내는 자들이 상당 수가 있는데, 어느 경로를 통해서든지 ‘돈 준비는 되어 있습니다’라는 신호를 보내고 있다. “야 임마! 돈은 너만 준비한 줄 아냐? 다 준비하고 있어. 멍청하게 남들보다 적거나 같거나 하면 승진은 안되는거야. 바보야. 문제는 액수야 액수!”
몇십년을 쳐다 보아온 마누라가 차려주는 맛없는 아침밥을 뜨느니 마느니 먹고 오늘도 돈벌이가 천지 빛깔인 일터를 향해 관비님은 보무도 당당히 출근을 하는데, ‘이번 주말은 작은 마님도 오랜만에 만나주어야 겠구나, 너무 오래 감춰둬 가끔은 지랄 지랄하는데 그것도 참 피곤하구만. 그나저나 나는 감추는데는 참 천재적이야. 가끔은 작은 마님이 노출이되는데도 주민들이 설마 하며 의심을 하지 않으니 말이야. 하나님, 부처님, 마호멧님 모두 힘을 합쳐서 오늘도 제가 완벽하게 사기를 칠 수 있도록 도와주시옵소서...’
그 관비님의 하루는 대개가 이럴 것 같은데, 이글은 정읍, 부안, 고창의 그 어느곳도 아니라고 분명이 말합니다만 나의 의도와는 상관없는 판단은 오롯이 독자 여러분의 상상의 몫입니다.
오늘 소설 좀 썼습니다. 하하하...

데스크 기자  jbk111@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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