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경원 / 아리울신문 취재부장

온유함과 나약함, 강직함과 포악함, 절제력과 인색함은 겉보기에는 비슷해 보이지만 그 본질은 전혀 다르다.
남을 편하게 해주는 성격이 좋아 보였는데 막상 함께 일을 하고 보면 너무도 사리 판단에 어두워 안타까운 사람을 간혹 본다.
똑 부러지는 성격인 줄 알았는데 그러지 않아도 될 일에까지 지나치게 각박해 인정머리가 없는 사람임을 알고 실망하게 되는 경우도 있다.

▼`사람에 대한 평가’는 동아시아의 사상과 서술에서 중요한 위상을 지녀 왔다. 학문의 근간이 ‘나는 어떤 사람인지’ 성찰하고 ‘어떤 사람이 돼야 할 것인가’를 배우고 실천하는 데 있었기 때문이다.
공부는 사회적 지위를 얻기 위해서가 아니라 나를 제대로 된 사람으로 만들어 가기 위해 하는 것이라는‘위기지학(爲己之學)’의 강조도 같은 맥락에 놓인다.

▼예나 지금이나 어떤 사람인지가 결국 일의 성패를 결정한다. 따뜻하고 부드러우면서도 강단이 있고, 불의에는 단호하면서도 사람을 함부로 짓누르지 않는 사람, 자신에게 절제하되 남에게 인색하지 않고, 후덕하되 사리에 어둡지 않으며, 일 처리는 분명하되 인정이 넘치는 사람, 자신을 소중히 여길 줄 알지만 그렇다고 대단한 사람인 양 과시하는 법이 없는 그런 사람이 평가받는다. 그러나 사람 평가가 그리 간단한가.

▼정읍시, 부안군, 고창군은 머지 않아 2017년 첫 인사를 단행할 것으로 보인다.
매번 인사철이 되면 반복되는 각종 의혹 제기와 여러 가지 설(說)들이 난무하고 있다. 얼마전 모 관청에서 과장 직위 승진자 선정의 경우 근무평정에서 1위를 한 후보를 제치고 후순위자가 승진했다. 인기투표 성격인 다면평가에서 1위를 차지했기 때문이란다.
다면평가는 관례적인 연공서열에 묻혀 있는 인재를 발굴, 조직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겠다는 의도로 도입됐다. 그러나 익명성을 이용한 보복주의, 서로 짜고 좋게 평가하는 담합이 이뤄지면 본래 취지를 잃고 만다.

▼필자는 지난 1월 2017년 남부안청년회의소 회장으로 취임했다. 필자와 함께 2017년 남부안청년회의소를 이끌어 갈 회장단을 조직하고 2017년도 사업계획과 예산배정 계획을 세우면서 남부안청년회의소 특우회 선배들과 회원들로부터 많은 조언과 도움을 받았다.
그러나 일반 회원으로 참여하면서 봐왔던 선배 그리고 후배들 그리고 동기들을 회장이 된 후 겪어본 것과는 많이 달랐다.

▼본지의 취재부장으로 근무하며 여러 경로를 통해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왔다.
인간성이 좋다고 소개를 받은 사람이 실제 만나보면 허당인 경우도 있고 남들이 꺼려하는 사람도 실제로 만나보니 진국이었던 사람도 있었다.
그렇다. 사람은 상황에 따라 다르고 어떻게 대하느냐 그리고 어떤 선입견을 같느냐에 따라 달라질수 있다.
돌아보면 “사람 평가가 제일 어렵다”는 옛말이 그저 생긴 게 아니다.

서경원 기자  jbk111@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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