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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로만 뛰는 미련한 놈!

서 인 복

법학박사 / 칼럼니스트
 


 필자는 선거에 관한 한 할 말이 많은 사람이다.
 선거를 잘 치러 당선된 횟수는 적고, 실패한 횟수는 상당수다. 지금 돌아보면 왜 그리 바보였던지 탄식이 절로 나온다. 돌이켜보면 내 자신에게 화가 날 정도로 어리석고 선거의 기초중의 기초만 반복하였으니 여우 같은 상대 후보는 내가 가는 길을 훤히 꿰뚫어 보면서 무슨 놀이를 즐기는 것처럼 이쪽에게 거짓 정보를 줘서 그 정보에 속아 그야말로 뺑뺑이를 돌았으니 심신(心身)이 얼마나 피곤했었던가. 
 선거는 준비가 많이 필요한 대사(大事)라 할 수 있다. 당연히 책사(策士)가 선거를 지휘하고 선수는 자기 판단을 최소화해야 한다. 그러나 책사가 후보자보다 계책(計策)을 내지 못하는 경우도 있으니 모든 경우에 다 그렇다고 속단할 일은 아닌 것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삼국지에서 제갈량 없는 유비가 어찌 가당키나 했겠는가. 조조같이 뛰어난 인물이야 다른 경우이다. 조조가 책사에게 지배 당하는 경우는 거의 없음을 우리는 삼국지에서 볼 수 있는데, 제갈량이 조조에게 가지 않고 유비에게 온 것도 조조에게는 자신 정도의 인재(人才)는 상당히 많아서 가지 않았을 것이라는게 정설로 전해진다.
 필자도 처음에 선거에 나왔을 때 발로 부지런히 뛰어 많은 유권자를 만나면 당선되는 줄 알았다. 부지런하고, 성실한 것이 필자가 내세울 수 있는 유일한 장점이자 무기였는데 돌아보면 가장 치명적인 결점이었다.
 마키아벨 리가 말한 “여우의 간지(奸智)”가 없었던 것이다. 동네마다 책임자를 남, 여 한 사람씩이라도 두고 경비를 주고 동네 사람들의 성향을 분석하게 하여 보고 받고 때로는 반간계(反間計)를 써서 상대편 조직원과 상대 후보간을 이간(離間)하는 계책도 필수적으로 필요한 건데 무슨 연유로 떨어진지도 모르고 떨어진 며칠 뒤에야 멍했던 머리가 간추려졌을 때 비로소 알게 되었다. 그 뒤로 4년간 절치부심하여 또 다시 등장한 새로운 철없는 상대를 많은 표 차이로 누르면서 당선됐다. 선거에 도움되는 서적도 많이 읽었고 상대보다 훨씬 많은 물량 공세도 주저하지 않았다.
 방폐장 문제가 부안 천지를 태풍처럼 휩쓸어가는 그때 옳은 길을 가겠다는 미련한 신념으로 꺾이기는 했으나 이제 많은 세월이 흘러간 지금에 와서야 생각하면 좀 지혜롭게 대처하지 못한 아쉬움도 있다. 또한 그 상황이 다시 온다면 다시 그런 선택을 할 것인가에 대해 내 자신에게 물으면 어떤 대답을 해야 할 것인가는 아직도 결정이 안된다.
 선거는 상대후보를 어떤 사람을 만나느냐에 따라 전략과 전술이 당연히 달라져야 하기는 하나 원칙은 여전하다.
 발로 뛰는 성실함과 여우의 간지가 필요한 것이다.

아리울신문  jbk111@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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