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이사 / 편집국장
서 주 원

불비불명(不飛不鳴)이라는 말이 있다. 사마천(司馬遷)의《사기(史記)》<골계열전(滑稽列傳)>에 나오는 이 말은, 새가 날지도 않고 울지도 않는다는 뜻으로, 큰일을 하기 위하여 조용히 적절한 때를 기다림을 이르는 말이다. 또 기회를 보며 적절한 시기가 무르익기를 기다리는 지혜를 불비불명이라고 한다.

제(齊)나라 위왕(威王)은 즉위한지 3년이 지나도록 날마다 주색에 빠져, 정치는 돌보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누구도 함부로 나서서 위왕에게 간언하지 못했다. 그런데 순우곤(淳于髡)이라는 신하가 위왕에게 ‘삼년불비우불명(三年不飛又不鳴)!’ ‘큰 새가 한 마리 있는데 3년 동안이나 날지도 울지도 않으니 무슨 까닭입니까?’라고 물었다.

그러자 위왕은 “3년 동안 날지 않다가 날게 되면 장차 하늘을 찌를 것이며, 또 3년 만에 울게 되면 장차 사람을 놀라게 할 것이오.”라고 답했다. 위왕은 3년 동안, 앞으로 자신이 펼쳐갈 국정의 큰 그림을 그리고, 신하들을 평가하며 올바른 신하를 찾고 있었던 것이었다. 즉, 3년의 시간은 위왕에게 뒷날에 큰일을 하기 위하여 침착하게 때를 기다리는 ‘불비불명’의 시간이었던 것이다.

공사(公私)간의 이유로 지난 3년여의 시간 동안 본지가 사명을 다하지 못했다. 그 공백의 시간 동안을 불비불명의 시간으로 생각하고 이제 다시 날아오르고자 한다. 지난 공백의 시간이 말 그대로 공백에 그치지 않고 불비불명의 시간으로 되새김 할 수 있게 하는데는 각고의 노력이 필요하겠지만 독자들의 알 권리 충족을 위해 사명을 다 할 것이다.

지난 불비불명의 시간을 통해 더욱 성장한 모습을 갖추고 더불어 너무 조동(早動) 하고, 경동(輕動)하며, 망동(妄動)을 하지 않겠다. 

데스크 기자  jbk111@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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