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포면은 필자가 72세의 나이가 되도록 살고 있는 고향이다. 특별한 일이 없으면 이곳, 줄포에서 생을 마감할 것으로 생각하며 살고 있다. 5~6대조의 할아버님들께서 살아오신 조상님들의 고향이기도 하다. 당연히 이곳 줄포에 대한 필자의 사랑은 클 수밖에 없다. 인구가 3천명도 되지 않는 이곳에 2년여동안 없었던 목욕탕을 지난 12월6일에 개장하였다.

옛날과 달라서 요즈음은 거의 온수난방을 하기 때문에 집에서 나오는 온수로 샤워들을 하여 목욕탕이 없는 불편함이 옛날같지는 않다. 그러나 목욕탕에 들어 앉아 뜨거운 온수를 즐기는 맛이 어디 집에서 하는 샤워와 비교가 되겠는가. 부안군청에 참 감사한 마음이다. 줄포의 목욕탕의 역사는 오래된 일이다. 60여년전쯤에 줄포중학교 정문의 오른쪽에 있던 농촌지도소가 이전한 건물에 목욕탕이 있었다. 필자도 중학교 다닐 때에 가끔 목욕을 다녔던 추억이 있다. 그러다가 지금의 줄포의원건물의 뒤쪽에 목욕탕이 생겼는데 그럭저럭 명맥을 이어가다가 어느 주민이 그 때만해도 상당히 시설이 좋은 목욕탕을 시장근처에 개설하였다. 그때가 1984년이었으니 35년여를 운영하다가 문을 닫았는데 이제 인구도 줄고 수익성이 적은 사업이어서 줄포에는 영 목욕탕이 없어지는걸로 알았다. 그러던 것이 이번에 작은 목욕탕이라는 이름의 목욕탕이 생긴 것이다.

목욕탕은 주민들의 문화생활에 필수적인 시설이다. 이런건 주민들의 군청에 대한 건의 내지는 채근이 중요한 역할을 했을거라 생각된다. 그러나 이런 일은 군수의 결심이 없으면 안되는 일이다. 물론 지역출신 군의원의 노고도 보태졌을 거라 생각된다. 필자도 군의원을 하면서 지역사업 하나 따내려면 군수를 설득하는데 상당히 힘들었던 기억이 있다. 그러나 결국은 군수의 결정이 그 일의 성패를 정하는 것이니 권군수에게 고맙다는 인사를 한다.

줄포는 한때 2만명이 넘는 인구를 자랑하던 곳이었고 보안면, 진서면, 위도면, 흥덕면의 일부 그리고 고창군 부안면의 주민들까지 개를건너 서 배를 타고 와서 장을 보아가던 흥청망청 하던 곳이었다. 고부면, 성내면 그리고 백산면에서도 줄포장날이면 생필품을 사러 왔던 풍요의 고장이었는데 지금의 작은 동네가 되어버렸다.

1900년대 초에는 서해안 3대 항구라하면 제물포, 줄포, 목포라 하였다니 그 화려했었을 줄포를 상상은 할 수 있다. 지난날은 참으로 무상하다. 줄포는 면단위 지역으로는 잘 갖추어진 동네이다. 좋은 시설의 상설시장이 있고 의원급 병원이 있고, 약국이 두곳이 있으며 한의원이 있고, 드물게도 치과 의원까지 있어서 성업중이다. 농협마트를 비롯한 큰마트가 두 곳이 있어서 줄포에서는 타지에 나가지 않고도 생활하는데 전혀 불편이 없다. 이런 동네에 절실히 필요했던 목욕탕이 생겼다. 권익현 군수에게 감사함을 전한다.

@법학박사, 칼럼니스트 서인복

데스크 기자  jbk111@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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