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주민수, 임금 군에 배 주 그리고 백성 민에 물 수임은 거의 누구나 아는 문자이다.

군주는 배이고 백성은 물이라는 얘기인데 가끔씩 정치하는 사람들이 경구로 쓰는 사자성어이다.

백성이 군주라는 배를 물에 띄워 주기도 하지만 물인 백성이 배를 전복시키기도 한다는 말임은 독자제현들께서 익히 아시는 용어이다. 단순한 것 같지만 씹을수록 깊은 맛이 나는 칡뿌리같은 경구라면 적절한 것인지 필자는 두렵다.

처음 이 말씀을 하신 이는 공자님이시라고 알려져 있다. 순자께서도 하셨다하나 대개 공자님의 말씀으로 이해들을 한다. 당나라의 태종 이세민이 이 경구를 즐겨 사용하고 백성을 대하는 데에 자신의 행위 규범으로 삼았다는 것은 유명한 일이다.

당 태종 이세민이 고구려를 정벌 할 때에 안시성에서 고구려의 연개소문 장군과 전쟁이 벌어 졌는데 연개소문장군의 화살에 의해 눈 한쪽을 잃러 버리고 퇴각을 했다는 그 통쾌한 이야기는 드라마로도 방영된 바 있다.

비록 우리나라를 침략한 적국의 임금이지만 이세민은 후세의 역사가들에게 상당한 찬사를 받는 군왕이다. 당나라가 아직 나라로서의 기틀이 갖춰져 있지 못할 그 때 당나라를 반석위에 올려놓은 위대한 황제였다는 평가가 조금도 과하지 않은 뛰어난 그리고 백성을 두려워 할 줄 알고 백성을 사랑한 임금임을 후세의 역사가들은 말을 아끼지 않는다.

그렇다. 무릇 군주 된 자들은 아니 현대의 정치인들은 조그마한 지역의 군수이거나 조그마한 지역의 시장이거나를 막론하고 아니 더 나아가 시의원이나 군의원이나를 막론하고 자신들이 그 자리에 있음은 유권자인 백성이라는 물의 힘에 의해 띄워진 배임을 알아야 한다.

자신이라는 배가 스스로의 동력에 의해 떠 있다는 생각을 한다는 건 그런 생각의 결과로 백성이라는 근본의 힘을 가진 존재를 잊는 일은 모든 것을 잃어버리는 길에 다름이 아님을 결과로 알게 되는 일이 되고 마는 것이다.

백성은 계몽의 대상이니 본인이 백성을 기르는 목자의 역할을 하겠다는 생각을 갖는다면 그건 너무 위험천만한 생각이다. 동학에서는 “인내천”이라 했다. 즉 사람이 곧 하늘이라는 뜻이 아닌가. 무릇, 위정자는 백성을 두려워함을 기본으로 삼아야 한다.

자치단체의 장인 시장과 군수 그리고 시의원과 군의원의 임기가 4년중 반절을 넘어선지가 한참이 되었다. 당선되어서의 지금까지 달콤한 세월이 어쩌면 꿈결같이 흘러 가버렸다. 면전에서 웃어주는 백성들의 그 웃음을 믿는 어리석음에서 깨어나야만 한다.

지금도 그리 늦지는 않았다. 주변을 꼼꼼히 살펴보아야한다. 언제 화를 내며 배를 전복시켜버릴지 모르는 것이 백성이라는 유권자임을 알아야 한다. 당선되었을 때의 초심을 잊지 말라는 정도의 소극적인 태도로는 유권자들을 만족시키지 못한다. 그 때보다는 훨씬 달라진 큰 모습을 백성인 유권자들은 기대하고 있음을 명심하여야 한다. 뇌물을 받지 않았다거나 공평무사하게 해왔다는 정도의 일에는 만족하지 않는게 민심인 것이다. 임기 초기보다는 훨씬 좋아졌어야 비로소 마음을 주는 게 백성의 마음인 것이다.

@ 서인복 법학박사, 칼럼니스트

데스크 기자  jbk111@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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