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인가, 우한폐렴인가 헷갈리는 요즈음의 이 우울한 분위기는 급기야는 이번의 국회의원 선거를 망칠 수도 있다는 염려를 하게 만들고 있는데 더구나 국회의원선거에 관심이 가지 않는 것은 찍어주러 투표장을 방문할만한 후보가 딱히 없다는 유권자들의 마음 때문인 것으로 필자는 보고 있다.

또한 수십년동안 선거를 해왔던 노년층에서 간간이 나오는 소리를 들어보면 이번 선거처럼 맥 빠지고 재미없는 선거는 처음이라는데, 사실 코로나 사태로 인한 대면 접촉의 기회가 거의 없는 것이 중요한 원인임은 부인 할 수가 없는데 이런 판국에 설상가상이랄까 인물이 유권자의 마음에 드는 후보가 없다는 것이 이유 중에는 가장 큰 이유로 보인다.

20여일 후면 싫든 좋은 우리는 선택을 하지 않으면 안 된다. 우리가 궁합이 안맞다고 시집을 가지 않겠다고 떼를 쓸 수 있는 철부지 신부도 아니고 신부의 인물이 곱지 않다고 장가가지 않겠다고 버틸 수 있는 떠꺼머리 총각의 입장도 아니어서 우리는 차려진 반찬을 억지로라도 먹어야 되는 운명적인 일이 바로 이번의 총선인 것이니 우리는 반찬 타박을 하며 숟가락을 던져 버릴 수 있는 그런 자유로운 입장이 아니라는 것이 우리에게 닥친 엄연한 현실인 것이다.

자신이 적임자라 생각하는 후보들이야 이런 말들이 많이 억울하겠지만 그러나 그런 생각을 갖고 있는 후보들은 자신을 돌아보고 성찰의 시간을 가져 보아야 한다. 우선 자신을 지역주민들에게 알리는 일을 게을리 했거나 자신의 급조된 경력이 그리 신통치 않았거나 거기에서 이유를 찾아야만 그래도 답이 나올 것으로 보이는데 일단은 생각을 정리하자면 선거는 어차피 있는 것이고 어차피 누군가는 당선될 것이고 보면 이번에 당선되는 사람은 역대 국회의원선거에서 가장 힘들이지 않는 선거로 당선된 사람으로 기록될만하다.

간혹 덜떨어진 자가 당선이 된다면 저 잘나서 된 줄 알고 잘난체나 하지 않을까 하는 유치한 염려도 아니 드는 바는 아니다. 필자도 두어사람의 국회의원과 함께 정당생활을 한 적이 있었는데 조그만 선거라도 공천을 받아서 할 사람들에게는 그야말로 국회의원은 그냥 하느님이다. 못먹여서 한이고 못주어서 한이다. 차라리 돈을 얼마 달라고 하면 마음이나 편할텐데 알아서 기어야 하니 특히 당의 기반이 약한 정치초년생들은 몸과 마음의 진이 모두 탈진될 정도로 지치고 또 지치는 과정을 겪어야만 공천을 따내는데 마지막 관문인 본 게임에서 만약에 패하기라도 한다면 그 국회의원에게 버림을 당하지 않으려 더욱 충성심을 보이지 않을 수 없는데 그런 막강한 자리가 국회의원의 자리인 것이다.

그런 자리를 이번 선거에서는 그저 먹다시피 당선이 되는 것이라면 유권자들은 마치 국회의원 자리를 헐값에 넘기는 것 같은 허전함을 느끼게 될 것이고 당선된 본인은 땀 한방을 안흘리고 농사지은 농부처럼 별로 고마운 마음이 들지 않을 것 같은 약간은 쓸데없는 걱정이 드는 요즈음이다. 그래서 결국은 투표할 마음이 별로 내키지 않는 것이다.

@법학박사, 칼럼니스트 서인복

데스크 기자  jbk111@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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