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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읍 벚꽃축제, 쓸쓸했다.

 


지난 7일 벚꽃축제가 끝나는 날 오후에 취재차 정읍천변에서 열리는 벚꽃축제장에 가보았다. 그날 따라 미세먼지가 뿌옇게 시야를 가리고 있는데 날씨마저 쌀쌀하여 마치 ‘저녁굶은 시어머니의 상’처럼 햇볕 하나 없이 을씨년스럽기 그지 없었다.

상당히 헤매다가 초산교 부근에 있는 몽골텐트가 여러개 쳐있는 장소를 발견하고는 도로 한켠에 주차를 하고는 둘러보았는데 끝나는 날이어서 인지 모르겠으나 축제 분위기는 전혀 없어보였다.

우선 놀라운 일은 초산교에 화분을 줄지어 매달아 놓았는데 수십개의 그 화분들에는 축제를 한다는 곳에 꽃 하나를 심어놓지 않아 화분마다 어김없이 담배 꽁초와 쓰레기가 버려져 있었다. 이럴수가 있나하는 놀라움이 이 축제에 대한 실망으로 변하고 말았다. 그 몽골텐트가 있는 곳의 ‘부스’라고 부르던가, 명칭은 잘 모르겠는데 ‘부스’라고 부르기로 한다.

첫 머리에 있는 ‘행사운영본부’에 앉아있는 시청직원으로 추정되는 사람들의 그 무표정은 그들의 권태로움을 그대로 표현하고 있는 듯 했다. 가까이 가서 두리번 거려도 그냥 못 본척하고 앉아 있는데 뭘 좀 물어보려해도 엄두가 나지않아 그냥 지나쳤다. 이게 정읍시청의 수준인가 하는 탄식을 삼키고 말았다. 일찍이 정읍이 이렇지가 않았다. 무슨 행사를 하든 상당히 잘한다는 느낌을 받았었는데 이런 일은 처음이다. 마침 배가 굴풋하여 무슨 요기거리가 없나 하고 돌아보니 미세먼지에 노출된 듯 한 주전부리 외에는 찾기가 어려워 포기하고 말았다. 그런데 어이없는 것은 농업기술센터에서 설치해놓은 상당히 큰 부스는 아무도 없었다. 돈을 들여서 천막을 빌렸을것이고, 설치를 해 놓은데에는 그만한 이유가 있을터인데 아무도 없는건 무슨이유일까. 또 그옆의 자그마한 ‘단풍미인쇼핑물’은 왜 아무도 없이 비어 있는가.

이렇게 엉성하고 짜임새 없는 행사는 정말 지금껏 정읍의 행사에서는 본 일이 없다. 장애인을 돕겠다고 노래 부르고 있는 부부로 보이는 두 사람도 사람들이 너무 없어 참으로 딱하게만 보였다. 불과3-400여명으로 보이는 사람들만 미세먼지가 가득한곳을 배회하듯 걷고 있었다. 그들은 모처럼 나들이 나와서 그냥 돌아가기도 뭣하고 하니 그저 배회하는 듯 보이는것이었다. 그나마 그래도 다행인 것은 공연을 위해서 설치 해놓은 무대에서는 간간히 노래를 부르는 가수들이 있었는데 가수들은 전혀 이름을 알 수 없는 무명가수들이 노래를 부르는데 놀라운 한 팀이 있었다. ‘블루’라는 명칭의 밴드가 부르는 노래는 그들이 그냥 동호인들이 모여서 노래를 부른다는데 정말 놀라운 수준의 노래였다. 특히 내가 내용을 잘 모르는 그 외국노래는 깜짝 놀랄 정도 였는데, “아! 바로 이것이 정읍의 참모습이구나” 하는 감탄이 절로 나오는 것이었다.

이렇게 쓸쓸한 이 잔치에도 벚꽃은 만개되어 있어서 그 자태를 뽐내고 있었는데 그 아름다운 자태는 너무 눈부셔서 차라리 처연함마저 느껴짐을 감당할 수 없었다. 겨울옷을 벗어던지고 봄볕에 나들이 나온 농염한 여인의 얇은사 한복을 투과하여 비춰보이는 희디 흰 여인의 속살보다 더 고혹적인 모습에 잠시 넋을 잃을 만하다면 좀 과장일까.

이 서러울 정도의 아름다운 벚꽃이 이정도로 엉성한 대접밖에 못 받는다면 이건 많이 억울한 일로 보이는 필자는 많은 아쉬움을 뒤로하고 그냥 와버렸다.

아리울신문  jbk111@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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