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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수(民水), 만천(萬川), 명월(明月)

군주민수(君舟民水)! 지난 2016년에 교수신문이 뽑은 올해의 사자성어다. 해석을 하자면 아주 간단하다. 임금은 배고, 백성은 물이라는 것이다. 즉 임금을 백성이 세우지만 임금이 잘못하면 백성들이 임금을 끌어내릴 수 있다는 이야기다. 이미 아스라한 기억이지만 아마도 재작년 후반기 박근혜 대통령과 최순실의 국정농단으로 충격을 받은 국민들이 촛불을 들어 대통령이 탄핵된 것을 말하는 것이라 생각한다. 

군주민수를 정확히 이해한 국왕은 동양의 역사에서 수도 없이 있겠지만 그중 대표적인 인물이 조선의 22대 국왕 정조(正祖)가 아닐까 한다. 정조는 항상 백성을 물로 보고 임금을 배로 보았다. 자신의 싱크탱크인 규장각 각신들과의 대화에서도 국왕과 백성의 관계를 늘 이야기하며 국왕 스스로가 경계를 하였다. 정조는 군주민수와 연계하여 독특한 자신의 철학을 내놓고 자신이 국왕된 지 22년째인 1798년에 이를 자호(自號)로 삼기도 하였다. 그것이 바로 '만천명월주인옹(萬川明月主人翁)'이다.

'만천(萬川)'이란 한자 그대로 일 만개의 시내를 의미하는 것이다. 여기서 시내란 작은 시내뿐만이 아니라 조선의 8도에 있는 모든 물길을 의미하는 것이다. 한강과 대동강 등 서해로 흘러가는 큰 강과 8도 곳곳에 있는 크고 작은 천을 말한다. 이는 곧 민수(民水), 즉 백성을 말하는 것이다. 명월(明月)은 말 그대로 하늘에 떠 있는 밝은 달을 의미하는 것이다. 밝은 달은 군주(君舟) 즉 국왕 그 자체를 의미하는 것이다. 결국 만천명월이란 우리 땅에 있는 수많은 천을 고루 비쳐주는 밝은 달을 의미하는 것이다. 정조는 이렇게 이야기한다. 하늘에 떠 있는 밝은 달이 어느 천은 작은 것이기에 작게 비춰주고, 어느 강은 큰 것이기에 더 많이 비춰 주어서는 안된다. 국왕이 힘 있고 돈 많은 사람에게 은혜를 많이 베풀어 주고, 힘없고 가진 것 없는 서민들에게는 적게 베풀어주는 것이 아니라 모든 이들에게 공평하게 베풀어주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런데 요즘 시대는 명월이 만천을 고루 비춰주지 않고 힘있고 권세있는 소수 세력들에게 더 많이 비춰주는 것이 아닌가 한다. 그랬기 때문에 자신들이 철저하게 무시하던 백성들에 의해 배가 뒤집혀 져 탄핵을 당한 것이다.

정조는 '만천명월'의 의미를 이 정도로만 해석하지 않았다. 그는 크고 작은 천과 강물이 갖고 있는 힘을 정확히 알고 있었다. 바로 '군주민수'의 힘을 알고 있었던 것이다. 정조는 '만천명월'의 진정한 의미를 이렇게 이야기한다.

"천이 흐르면 달도 흐른다. 천이 멈추면 달도 멈춘다. 천이 고요하면 달도 고요하다. 그러나 천이 소용돌이치면 달은 이지러진다." 즉 하늘에 있는 밝은 달이 흐르는 물과 함께 흘러 가는 데 그 물이 고요할 때는 같이 고요하여 평화로운데 천이 계곡을 만나거나 불규칙한 지형을 만나 소용돌이치면 달은 본래의 둥근 모습을 잃어버리고 모나거나 찌그러진 모습으로 제 모습을 잃게 된다는 것이다. 이는 곧 거센 물결로 배가 뒤집힌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다. 결국 군주(君舟)와 명월(明月), 민수(民水)와 만천(萬川)은 같은 것이다.


   
정읍, 부안, 고창 민선 7기도 내년 예산 확보 활동을 적극적으로 전개하면서 본격적으로 움직이고 있다. 이와 더불어 처음에 기대했던 바와 달리 실망감을 느끼는 지역 주민도 있고 의외로 기대가 없던 지역 주민들은 새로운 기대를 갖기도 하는 본격적인 터닝 포인트에 접어 들고 있다. 이제부터가 시작이다. 이제부터 새로운 시작을 알리는 본격적인 출발인 셈이다.
어떠한 이유에서인지 모르는 실망감 그리고 기대 없이 바라봤던 시선에서 출발하는 낮은 기대감으로부터 오는 만족감이든 중요치 않다.
진정으로 지역 주민들을 위하는 목민관의 자세를 견지한다면 그러한 실망감과 기대감의 간극은 줄어들 것이다.
누구의 은혜를 갚고자 행정을 하는 것도 아니고 누구의 눈에 잘 보이고 다음 선거를 준비하는 행정도 아닌 공평정대한 행정을 기대한다.
우리 지역의 목민관들은 위에서 언급한 대로 백성의 존재가 얼마나 무서운 것인지를 깨닫고 그들에게 군림할 것이 아니라 그들을 위해 얼마나 힘써서 복무할 것인가를 고민하고 실천해야 할 것이다.

데스크 기자  jbk111@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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